주택의 사는 맛은 마당에 있다.
전원주택이든 타운하우스든간에 마당이 있어야만 단독주택으로서의 삶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땅콩집이나 스킵플로어형태의 주택들 가운데 일부는 마당이 없거나 매우 협소한 경우도 있는데 각자 사정은 있는거겠지만 마당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들이 있다.
우리집도 넓지는 않지만 일정한 마당이 있음.
봄, 여름, 가을 세 계절은 사실 마당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밥도 먹고, 공놀이도 하고, 화단가꾸기, 텃밭가꾸기 등 할일이 많은데
겨울철에는 딱히 뭐가 없긴하다만
딱 이거 하나.
눈이 오면 마당에서 재미지게 놀 수 있다.
2020년 12월 13일. 첫눈이 왓더랬다. 이사오고 나서는 4번째 겨율이다.
벌써 그렇게 되었는가보다.
아파트처럼 가격이 팍팍 오르는것도 아닌데, 주택 나름대로 주택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밀도높은 생활을 해야지.
다행히 일요일이라서 아드님한테는 엄마 아빠가 모두 있는 날이니까 좋았을 것이다.
나무에도 전부 눈꽃이 달려 있는 모습.
첫눈이라고 슬쩍 내리고 없어지는게 아니라 제법 쌓였다.
서울은 이거때문에 아마 교통이 혼잡했겠지?
눈이 계속해서 펑펑 제법 내렸다.
눈도 적당히 잘 뭉쳐지는 그런 습한 눈.
눈이 너무 많이 오면 다니기도 힘들고 눈도 쓸고 치워야 해서 이건 뭐 거의 흰똥이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니 그 순간만큼은 조금 즐겨보도록 하자.
자신의 기지에서 눈을 뭉치고 계신 어르신.
하지만 아빠는 봐주지 않지.
사내아이는 강하게 키워야 한다.
한참을 눈싸움을 하고 작지만 눈사람도 만들고 하다보니 눈이 그친다.
여전히 하늘은 뿌옇지만.
눈내리는 날은 꼭 미세먼지 심한 날같아서 영 거시기해.
눈 온뒤, 쨍 하고 맑을 수는 없는가?
근본 없는 눈사람도 만들어 보고.
오늘 각종 인스타며 페북이며 첫눈 사진으로 도배되것구먼
추운데서 놀면 에너지 소모가 크다. 몸도 꽁꽁 얼고..
놀때는 신난데 한참 놀다보면 얼어디질거같다.
장갑과 옷도 눈 녹은 물에 젖어서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몸이 식어버린다.
애들은 한참 노느라 그런걸 모르지만.
한참 놀다보니 하늘이 좀 쨍 해졌다.
근본없는 눈사람도 약간 녹아서 기울었군.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돈으로 해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놀아주는 것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는거니
힘들어도 힘들어하지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 사이로 서광이 내려비추는 구만 그래.
어우 보고 있다보니 장난이 아니네.
다른 날에는 그래도 날만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해서 겨울 마당에서 할게 별로 없었는데
오늘은 눈도 오고 해서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 하고.
간만에 밖에서 칼싸움도 하고..남자애라 온갖 기술을 쓰는 결투를 해줘야 한다.
거의 5라운드 정도..
이것저것 많이 하고 놀았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도 잘 나가지 못하고 사람들도 못만나는데
좀더 열심히 밀도있게 놀아줘야될 것 같다.
올 한해가 우울한 한해로 마무리 되지 않고
내년도 씩씩하게 잘 이겨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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