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아들과 오늘은 뭐해먹지?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인데다가 이제 방학이 되어버리니 내년 개학하기 전까지는 꼼짝없이 24시간을 초딩 어르신을 돌보게 된다. 그러면서 매일매일 저녁 해먹는게 늘 난관이다. 매일매일 너무 간단하게, 또는 부실하게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해서 진수와 성찬으로 매 끼니를 처리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살림을 사모님께서 하실 적의 고충이 느껴진다. 또한 부실하게 먹고 지내고 있을지 걱정이 되는지 종종 찌개나 국을 끓여놓으시기도 하는데 마침 된장국 끓인게 있어서 몇일 먹고 있다.
하지만, 초딩 어르신은 늘 주는대로 잡숫지 않는다.
애 키우는데 있어서 이게 젤 문제다. 주는대로 안먹는거. 비벼주고, 볶아주고 하면 골고루 편식하지 않고 잘먹게 되기는 하는데, 그것도 연속으로 먹이면 싫어하니 문제다.
그래서 오늘은 있는 반찬과 재료를 소진하기로 했다.
사모님이 사오신 불고기(광양식)
된장국(우거지? 시레기?)
도토리묵
저번에 먹고 남은 부추전 반죽
채소 샐러드
여렇게 가기로.
음식을 막 예쁘게 찍는 기술은 아직 전무하군.
서너가지의 메뉴를 양을 조금씩 해서 놓으면 초딩 어르신이 질려하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뭔가 메인으로 절대비중이 높아지면 다음번엔 안드신다
까다로운 자식...
그렇게 양을 적게 해서 두면 또 냉장고 파먹기도 잘 되는 것 같다. 도토리묵도 한 세번에 나눠 먹고, 고기도 있으면 등심같은 것이 부피가 좀 크면 반으로 잘라서 조금만 구워먹고 그런식으로. 저 불고기도 내 주먹보다 작은 크기로 덜은 것이다. 메인 메뉴로서 한두번에 모두 소진해버리면 고기도 매일 살 수 없고, 음식도 매일 새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광양불고기 한팩은 아들과 둘이서 먹으면 한 4~5끼에 올릴 수 있을 듯 하다.
뭔가 양이 많아버리면 초딩 어르신이 꼭 그 다음엔 잘 안먹으려는게 문제다보니 조금씩 하다가 그렇게 됐다.
부추전인데 감자를 잘라서 넣은 부추전이다. 맛있다. 어릴때 부침개를 참 좋아했는데 고향에서는 부침개, 부친개라고만 했지 부추전이나 파전, 이런식으로 부르지는 않았었다. 특히 파전은 정말 20살에 서울 상경해서 대학가 술집에서 처음 들어본 말...ㅡ.ㅡ;; 그냥 파부침개, 오징어부침개, 김치부침개..이렇게불렀는데.
(제육볶음도 서울와서 처음 알았음..-고향에선 돼지두루치기 / 두부두루치기-)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중불보다 아주 약간 조금만 더 불을 넣어서 부치면 노릿하고 둘레부분이 바삭하게 구워진다. 대신 멍때리거나 딴짓을 하면 태워먹을 수 있다.
초딩 어르신이 사진 찍을 틈을 안주고 바로 먹겠다고 달려드는 통에 급하게 찍었더니 좀 이상하군
불고기는 야채에 볶기는 하지만 초딩이 저런상태에서는 야채를 잘 먹지는 않는다. 샐러드도 닥달을 해야 조금 먹는 편. 야채는 거의 볶음밥이나 비벼주는 형태로 많이 섭취가 이뤄진다.
고기에는 항상 참소소를 함께 올려드려야 드신다. 야채를 더 많이 넣으면 잘 안드심.
그리고 항상 원목식탁에 사방팔방 흘려놓기 떄문에 턱받이처럼 늘 천을 깔아드린다. 한 3장쯤 겹쳐서 깔아놓고 조금 더러워지면 뒤집어 쓰고..ㅋㅋ그날그날 충분히 쓰고 세탁기로 들어간다.
내일 아침에는 계란 묻힌 토스트와 우유를 대접해 드리고, 점심은 계란에 비벼드려야되겠다. 저녁은...내일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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