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녀 보고서

내가 다녀온 아름다운 산성(山城) 탐방(1)

by 키레네00 2021. 10. 12.
728x90
반응형

이제 가을이다.

 

산은 정말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산을 정복하듯이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산이란 다닐수 있는 곳과 때가 다소 제한적이다. 

 

한겨울 앙상한 나무만 남은 산보다는 꽃이 만발했거나 푸르거나 단풍이 울긋불긋한 것이 다 예쁜법이다. 

 

그런데 거기에 천수백년전의 고대의 산성이 놓여있다면 그건 정말 경이로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복원사업이나 산성관리에 대한 마인드가 한참 낮은 수준이고 돈을 투자하지 않지만

 

그래도 옛사람들의 흔적을 아름다운 산경과 느끼는것은 보통일이 아니지. 

 

내가 코로나 정국을 맞아 다녀본 산성들을 정리해보자. 

 

 

죽주산성

 

죽주산성은 동안성 일죽면 일대에 있다. 17번도로가 지나가기 때문에 도로상에서도 산위에 하얀 성벽이 잘 보인다. 

 

차량으로 입구근처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난이도도 매우 쉬운편. 딱히 관광지도 아니어서 사람도 잘 없다. 

오라가는 성벽길. 완만하고 평평해서 아이들도 잘 올라간다. 

 

 

초여름이었나... 성벽위로 풀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이게 1년에 두번정도 벌초와 관리를 하는것 같기는 하다. 

 

 

죽주산성은 특이하게 정상부에 굉장히 넓은 개활지를 조성해놨고 성벽을 둘렀다. 

 

정상부 개활지에는 오동나무라고 전해지는 고목이 한그루 서 있고 조선시대 포대도 있다. 

 

성벽 자체는 조선시대에 고쳐쌓은 것이겠지만 삼국시대부터 있던 성곽이다. 

죽주산성은 특이하게 우리가 아는 궁예와도 인연이 있는 곳이다. 

 

신라말 전국이 혼란스럽고 각기 지방 호족들이 일어설적에 이곳은 기훤이라는 사람의 구역이었는데, 

 

젊은 궁예가 이곳에서 처음 데뷔했다. 

 

아마 궁예도 여기 올랐을지도 모른다. 

 

고목나무에서 바라보는 지형이 꼭 지평선같다. 상당히 넓고 멀리까지 잘 보인다. 날씨가 도와주면 정말 좋은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난이도가 정말 낮고 차량도 댈 수 있고, 사람도 잘 없는 아주 좋은 곳. 시설이 좋진 않지만 화장실도 있음. 

 

 

삼년산성. 

 

삼국시대 고대 성곽의 정수이자 백미로 꼽히는 성곽중 하나다.

 

그 외에도 여러 성곽이 있겠지만,

 

삼년산성은 5세기경에 지어진 성곽이라서 거진 1600년이 다 되어가는 그야말로 고성이다. 

 

이곳역시 산이 높지는 않지만 성곽이 후덜덜하게 높고 여러 구조물을 설치해놔서 난공불락의 대명사지. 

정문부분은 죽주산성과 마찬가지로 진입이 어렵지 않다 완만한 산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입구가 나온다. 

 

그러면 깨끗하게 잘 복원된 거대한 하얀 성벽이 모습을드러낸다. 

 

깔끔하게 복원은 되어 있어서 성곽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이 되긴하지만, 

 

옛날맛은 잘 안난다. 맞게 복원을 한건지도 모르겠고. 

그러나 성곽의 위용만큼은 확실히 알겠다. 일반적인 산성들에 비해서 성곽의 높이가 정말 후덜덜하게 높다. 

 

충청도 보은에 있어서 청주나 대전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전초기지 역할이다. 

 

신라가 소백산맥을 넘기 위한 각 거점을 두었는데 이쪽에서는 이 삼년산성이 그런 역할이다. 

 

이 지역도 높은 산이 많은건 아닌데, 산이 둘러싼 오목한 지형을 중심으로 사방 능선을 따라서 성곽을 쌓아올렸다.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되 험한 지형이 있는건 아니라서그런지 성벽을 높게 쌓아올렸다. 

 

서쪽방향이 정문이다. 

 

백제를 멸망시킨 다음에는 여기에서 문무왕이 당나라의 사신과 회견하기도 했던 곳이다. 

 

왼쪽이 밖이고 오른쪽이 성곽안쪽이다. 정문부분이 방어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약간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있고

 

성벽 좌우로 볼록 튀어나온 곡성(치성과 비슷)이 좌우에서 협공을 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신라에서는 소백산맥을 넘기 위한 전방 기지이면서 소백산맥 밖에서 넘어오는 적군의 방어관문이기 때문에 상당히 방어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성벽을 조금 돌아가면 이런 정말 옛날 성벽들 구간도 있다. 복원을 해놓진 않았지만 천수백년전의 느낌을 좀 느껴볼 수 있다. 

 

똑같은 모양의 성벽돌이 하나도 없이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다듬은 모습이다. 

 

이 많은 돌들을 다 어디서 날라왔을까?

 

 

이게 북쪽성벽인가...그럴건데 굉장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단풍도 살짝들었고..(2년전 사진)

 

오른쪽이 성벽안쪽이고 왼쪽이 밖인데, 안쪽에서 볼때도 상당히 높게 일부러 쌓아올렸다. 

 

이걸 내외협탁이라고 하든가... 성벽 안에 잡석과 흙 등을 섞어 다져 채워넣었을건데 상당한 공력이 들었을 것으로 본다. 

 

뭐 이름이 삼년산성이라는게 기록에는 축조가 3년걸려서 삼년산성이라는데 이건 뭐 3년가지고는 택도 없을 견적이다. 

 

오늘날로 쳐도 수백억짜리 공사였을 듯. 

 

 

북벽의 일부. 평평한 길처럼 되어 있다. 왼쪽이 성벽 안쪽이다. 성곽 안쪽에서도 상당히 높은 높이를 유지하고 있다. 

 

지형이 험하지 않은 구간에 이렇게 성벽을 높게 쌓은 것은 방어력 보강차원에서 일것이다. 

 

그 성벽을 밖을 내다본 모습. 정말 급경사 능선 위에 쌓아놓은 아찔한 높이의 성곽. 

 

성벽 가장 높은 곳이 22미터라든데 여긴가..?? 아래에는 기단부를 쌓아서 성벽이 밀리는 것을 방지했다. 

 

5세기신라가 이지역에 진출해서 쌓은 군사기지. 삼년산성. 관산성 전투 당시에는 여기에서 출병한 군사들이 백제 성왕을 쳐서 사로잡아 목을 베었다. 이때 당시 삼년산성은 김무력(김유신의 할아버지) 의 휘하에 있었다. 

 

성벽뿐 아니라 성문의 구조 역시 접근이 어렵게 구성되어 있는 곳이다. 

 

삼년산성은 5세기 신라성곽의 대표적인 지표가 되는 곳인만큼 산성의 느낌을 알기위해 꼭 들러야 하는 성지같은 곳이다. 

 

산책코스로도 삼아도 될정도로 난이도 역시 낮은 곳이므로 가볼만한 곳이다. 사람도 별로 없다..

 

사람들이 사성을 별로 안좋아해..ㅡ.ㅜ

 

온달산성

 

온달산성은 정말 내가 삼고초려끝에 올라간 산성이다. 

 

단양 영춘면에 있다보니까 지역도 멀고 큰맘먹고 갔었다. 

 

1번은 근처에서 캠핑했는데 숙취땜에 못가고, 2번은 주변 공기가 너무 나빴다. 미세먼지가 500에 육박..

 

3번째 드디어 올라갔다. 혼자서. 늦가을이라 풍광이 조금 아쉬웠지만, 다음에 또 다른 계절에 시도해볼 생각

 

 

온달산성은 앞서 본 산성들과 다르게 올라가는 난이도가 약간 조금 있다. 

 

온달관광단지에 차를 대고 한 30분정도 올라가야되는데 주번쯤 큰 숨을 몰아쉬며 쉬어야 했다. 

 

참고로 난 산을 좋아하진 않는다. 산성을 좋아하는거지. 

 

온달산성은 온달이 와서 쌓았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고구려 온달과는 축성부분에서 사실 1도 관련이 없는 산성이다. 

 

요 산성은 전형적인 6세기 초 신라 산성이다. 가끔 뉴스나 기사에 온달산성 어쩌구 나오면 고구려와의 관련성에 대한 구절이 꼭 나오는데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이다. 

 

다만, 삼국사기 기록대로 온달이 여기에 와서 전사했을 수는 있다. 공격자 입장이므로 요 산성에 온달이 한발짝도 들어온 것은 아니다. 

육수를 빼며 올라가면 거대한 성벽이 위용을 드러낸다. 삼년산성만큼은 아니지만 산성 자못 높다랗다.

 

성벽돌이 전부 쌔거는 아니라서 옛날 돌을 많이 활용했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그런 성곽같다. 

 

성곽은 1키로가 좀 안되던가?? 준중형급이다. 

 

여기가 단양시쪽은 아니고 영춘면이라고 영월과 단양 사이의 한 고장이라서 그리 큰 지역은 아니다. 

온달산성의 특징적인 저렇게 뾰족 구두처럼 솟아나간 성곽의 모습. 

 

다른 산성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징적인 모습이며 온달산성의 상징과도 같은 부분이다. 저부분도 곡성의 범주에 들어갈런지는 모르겠는데 저 뾰족구두 부분의 우측과 좌측으로 성문이 나 있다. 좌측문이 정문이라서 잘 보면 톱니바퀴처럼 방어용 치가 돌출되어 있고 오른쪽 성문은 보조문이라서 문이 성벽 절반만 나있다. 사다리를 걸쳐야 오르고 내릴 수 있는 현문형태. 오지 말란 애기지. 

 

산성 정상부에서 내려다본 모습인데, 온달산성의 모습이 잘 내려다보이고 앞 남한강의 흐름도 잘 보인다. 오른쪽이 영월방향, 왼쪽이 단양방향이다. 단양에는 적성이 쌓여져 있어서 남한강 상류의 신라 방어체계를 보여준다. 

먼 지방의 성곽이지만 등산객이 간간이 올라온다. 온달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들린다. 

 

역시나 여기를 온달이 쌓았다고 알고 있는데,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지만..ㅡ.ㅡ(심지어 안내판에도 온달이 쌓았다고 알려져 있다는 식으로 기재) 아줌마 아저씨들이 보온병에서 차를 꺼내 마시곤 다시 지나가신다. 

 

역시 사람은 잘 없다. 산성이라는게 땅이 고르지 못해서 건물이 들어설 자리가 많지는 않은데 임시천막같은걸 해놓고 생활했을까?? 아니면 성벽위에서 생활?

여기에 집수정이라고 물이 모이는 연못자리같은게 있는지 모르겠다만 메워놨을수도 있고, 

 

집수정이 있다면 보통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해서 물이 모이게 한다. 식수확보의 목적도 있고, 성벽관리 목적도 있다. 

 

집수정이 있었다면 위 사진쯤이 그 자리가 될것이고 성벽쪽으로 물이 빠져나가게 했을 것이다. 

 

온달산성도 거의 1500년쯤 되가는 고대산성이다. 

 

나름 옛날돌들을 많이 잘 활용해서 복원을 잘 해놓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봄에 가면 더 예쁠듯한 온달산성. 

 

다음에도 다시 도전해보자. 

 

산성을 더 다녀봤지만 그 느낌을 전부 소개하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지네.

 

나머지는 다음글로.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