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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 보고서

사람없는 한적한 곳 산책. 충북 보은 삼년산성

by 키레네00 2020.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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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산성을 참 좋아하는데요. 

우리나라에는 산성이 정말 많죠. 

일본의 경우에는 대부분 전국시대 이후의 유명한 성곽이 평지에 있는편이라서 유명한 관광지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일본관광시에 많이들 갔던거 같은데(요새는 아니겠지만)

 

중국이나 유럽은 도시유적의 한 구성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방어를 위한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접근이 힘든 산성에 있다보니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세월.

물론 남한산성같은거 빼고. 거기는 그냥 구석구석 잘 음미하지 않으면 파전이나 두부전골 먹으러 가는 곳에 가깝죠.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옛날 산성들이 어떻게보면 옛날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기도하고, 어찌보면 현대식으로 복원된 부분이 적기도 하고, 그만큼 사람들이 접근이많지 않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관광할때 산성을 보러간다는 얘기는 못들어본 듯 하군요. 그 정도로 국내외 관광자원의 역할을 하는 산성은 거의 없습니다.

웅장한 성벽

하지만 요새는 코로나가 덮친 시대. 

사람들이 사람들을 피해 다닐만한 곳이 거의 없죠.

내가 생각하는 곳은 남들도 생각한다. 

내가 가는 곳은 남들도 간다. 

 

뭐 거의 그렇습니다.

이럴때, 한적한 산성을 찾아 한번 가보는 것도

야외활동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습니다. 

 

동네 등산로도 사람들이 많은데

산성은 아마 마주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겁니다. 

 

사람없는 한적한 야외활동? 그렇다면 산성이 딱입니다. (찾는 사람이 없어요)

그 중에서 삼년산성을 다녀온 것에 대해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올리는 사진은 작년 가을에 다녀온 사진임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산성에 올라갈때 그 산성에 대해 막 공부를 엄청 할 필요는 없지만, 적당히 배경지식을 좀 살펴보고 가면 의미있는 산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외워야 되는거 말고요. 

 

산성에 오를때, 이 산성이 왜 여기에 있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서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가는 것은 그냥 산행과 다를바 없죠. 

 

뭐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기왕이면 조금 알아가면서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삼년산성은.

신라가 쌓았습니다.

백제, 고구려와 치고박고 싸우면서 경상도에서 소백산맥을 넘어 경기도로 가기 위한 길을 확보하기 위해 거점으로 삼은 곳 가운데 한 곳입니다. 

 

충북 보은에 있고 이 보은에서 소백산맥을 넘어가면 청주에 닿습니다. 주로 신라의 서부전선에서 청주방면의 방어나 공격을 담당했을 지역이 됩니다. 당시에는 청주일대의 고구려를 상대했던 곳이죠. 

 

이쪽 방면을 통해서 신라는 청주 방면으로 진출하고, 그외, 충북 단양 등지를 통해서 한강유역을 차지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대전, 옥천 방면으로 백제를 상대로 공격과 방어를 하는 부대를 지원했을 것같습니다.

 

실제로 백제 성왕이 온나라의 병력과, 가야, 왜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신라공격에서 삼년산성 소속의 신라군이 백제 성왕을 기습해서 목을 벱니다. 

 

삼년산성에 가보면 그 성벽의 크기와 높이에 놀랍니다. 

우리나라 산성의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은 곳이 많은데, 삼년산성은 굉장히 높습니다. 

 

20m가 넘는 곳도 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올라가는 길이 힘들까봐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삼년산성이 자리한 산자락이 그렇게 높은 산이 아닌데다가 주 메인 출입구인 서문쪽이 상당히 낮은 편이어서 차량이 올라가집니다. 

 

길가에 주차를 하고 포장길을 따라서 올라가면 삼년산성의 서문에 도착합니다. 

성문 올라가는 길.

사람이 하도 없어서 이거 들어가도 되는건가 싶을정도로 한적합니다. 

 

 

 

 

서문을 통해서 수레가 다녔다고 합니다. 남아있는 돌로 된 문턱과 땅에 수레바퀴자국이 확인되었다고 하는군요. 

 

성문유적입니다. 문짝을 끼우던 구멍 홈과 문턱이 보입니다. 정확한 문의 구조나 모양이 머리에 그려지지는 않지만..수레가 드나들었던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과거 성곽을 중심으로 지방거점을 확보하고 통지했던 모습이 그려집니다. 수레는 아무래도 성내에 비축하는 군량과 물자가 오가는 것이었겠죠.

 

조선시대에 비해서 고대에는 수레를 이용한 유통량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우리가 오늘날 보통 들어가는 성문은 출입이 용이하거나 접근이 가능한 곳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옛날 당시에도 주 출입로였을 수도 있고요. 여튼 오늘날의 접근로는 가급적 낮은 곳이고 평탄한 곳일 가능성이 큰데, 낮은쪽 성문으로 주로 빗물이 모여 내려가기 때문에 주출입로쪽의 성문 안에는 거의 반드시 집수정, 연못같은게 있습니다. 

 

 

여러가지 글자가 있다고 합니다. 여미지라는 연목 이름의 암각

성문 안쪽으로 연못이 보이는 바위산자락 면에 여러가지 글자가 있다고 하는데 위 여미지 외에는 잘 안보이기도 하고 못찾겠더라고요. 

 

 

 

삼년산성 일부는 등산로처럼 정비가 어느정도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출입했던 서문을 중심으로 좌우측으로는 잘 정비가 되어 있고 복원이 되어 있습니다. 

 

복원이 너무 깔끔하게 되있어서 옛날 삼국시대 느낌은 잘 안나는군요. 

 

하지만 뒤편으로 가면 옛날 그대로 어느정도 무너지기도 하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성곽 부분들이 있어서 대조가 됩니다. 

 

성벽길도 네추럴하게 나있고, 반쯤 무너진 성벽이 내부가 드러나보이는군요. 아마 이 성벽 너머는 상당히 높은 절벽일겁니다.  여기가 동쪽 성벽이라고 해야되려나...주 출입문인 서문에서는 조금 먼 곳입니다. 

 

여기는 북쪽 성벽입니다. 이날 날씨가 좋았네요. 

 

이 성벽 아래에 (사진 오른쪽) 작은 절이 하나 자리잡고 있는데, 아마 성곽 안이 모두 조망이 되는 가장 좋은 자리일 겁니다. 이상하게 성곽을 가보면 좋은 자리에는 절이나 사당같은게 있더라구요. 

 

삼국시대 당시에는 성주, 지휘관이 머무는 관사나 지휘부 건물이 있었을 것입니다. 

 

 

성벽 높이가 장난이 아니죠.. 성벽을 이렇게 쌓아놓으면 거의 접근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엄청난 노동력을 들여서 엄청난 공사를 했을 것 같습니다. 

 

삼년산성을 돌아보면, 지형과 구조에 따라서 다양한 시설과 모양을 구축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는데요. 

 

성벽이 높기만 하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위 처럼 기단을 두기도 합니다. 

 

그리고 방어를 위해 성문의 구조를 특이하게 한다든지, 

 

 

이렇게 곡성이라고 하여 성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둥글게 튀어나온 시설물을 두기도 합니다. 서문 양 옆으로 두곳의 곡성이 존재합니다. (각지게 튀어나오면 보통 -치-라고 하죠. ) 

 

적이 성벽에 달라붙기 어렵게 하기 위해 취약한 곳에 설치하기도 하고 성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물이 빠져나가는 수구 시설도 있고, 성문의 모양도 동서남북 모두 다르고 지형에 따라 성벽의 구조도 다릅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찬찬히 지켜보면서 이 성곽을 지키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것도 산성을 음미하는 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나 고고학 공부를 하러 온 것은 아니니까 관심있는 분이면 알아서 사전조사를 하시게 될 것이고, 가볍게 이런 곳도 있구나..하는 마음으로 돌아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한바퀴 돌면 다시 서문. 

느긋~하게 돌다보면 한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중간에 힘들면 절반만 돌고 내려오면 됩니다. 

 

이렇게 돌아도 마주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유적지인데, 동네 등산로만큼도 사람이 없나 싶을정도에요. 

 

아파트단지나 공원은 사람이 많죠. 아무래도 원치않는 접촉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요새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차량으로 갈 수 있고, 한적하게 다녀볼 수 있는 산책을 겸한 산성탐방. 

 

힘들지 않은 곳도 여럿 있으니 편한 마음으로 한번 다녀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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